2017.06.24 00:14





나카하라 츄야 X 다자이 오사무

달의 맹세





 해가 지고 달이 빛날 때에야 제 모습을 드러내는 유곽가에는 소문이 자자한 사내 오이란이 있다더라. 그 곳은 유곽가에서도 가장 안 쪽에 있는 붉은 등을 내건 제법 큰 유곽이었다. 요새 이름을 떨치고 있는 유망한 귀족 가문 나카하라 가의 적자, 나카하라 츄야는 본디 남색에 흥미가 있는 자는 아니었다. 사내보다야 하얗고 고운 피부를 가진 여인을 안는 쪽이 취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문의 사내 오이란이 있는 곳에 찾아온 이유는 부하 중 한 명이 영 여인에 흥미가 없어 보였기 때문이었다. 


 "어이, 아쿠타가와. 여기가 마지막이다."


 애초에 이런 곳에 흥미가 있는 녀석인가? 싶기도 했지만 모처럼 데리고 온 것이니, 그 소문의 사내 오이란이라도 만나게 해줄까, 했다. 


 "저 분이 나카하라 가의 도련님이래."

 "에, 정말? 그래서 지명은 누구래?"

 "다자이라나봐."

 

 높은 사람들이야 워낙 많이 오는 유곽이라지만 나카하라 가문의 도련님이 왔다는 소식에 유녀들은 조잘조잘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다자이 오사무, 그는 태어나자마자 유곽에 버려진 고아였다. 아마도 유녀 중 누군가가 몰래 아이를 낳고 버린 것이리라. 어려서부터 유곽에서 유녀들 밑에서 자란 그는 꽃같은 나이에 수려한 외모로 남색가들 사이에서는 가장 인기가 있는 몸이었다. 여성 오이란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거금을 주고도 만나기 쉽지 않은 상대였다. 이상하게도 기모노 안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는데, 그 붕대 속 살이 그렇게도 하얗고 꽃향기가 난다더라. 비단처럼 부드럽다더라. 하는 소문이 자자했다. 


 방문이 스르르 열리고 제법 큰 키의 사내가 무거운 기모노를 입고 천천히 걸어들어왔다. 붉은 색의 꽃이 그려진 여성용 기모노, 옥의 그것과 같은 녹색의 오비, 길지 않은 고동색의 머리칼에는 금빛의 비녀와 붉은 꽃장식이 꽂혀있었다. 기모노의 벌어진 앞섬 사이로 보이는 다리에는 하얀 붕대가 감겨져 있었다. 다자이는 우아한 걸음걸이로 츄야의 옆에 앉았다.


 "이름은?"

 "...다자이. 다자이 오사무." 


***


 다음 방문에 부하는 없었다. 


***


 "술이라도 따라 보지."


 다자이는 제법 비싸게 굴곤 했다. 아무리 오이란이라도 나카하라 츄야 앞에서 고고하게 행동하는 자는 없었다. 어쩌면 그런 점이 츄야의 흥미를 끈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카하라 츄야 자신도 제 행동이 썩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보통 유녀의 세 배에 달하는 금액을 주고 만나는 것이 겨우 사내 오이란이라니. 하지만 그 정도로 이 사내 오이란, 다자이 오사무에게 강하게 이끌리고 있었다. 


 츄야의 말에 다자이는 한 군데 흠 잡을 것 없는 우아한 손짓으로 술잔을 제 입에 갖다댔다. 한 모금, 술을 입에 머금고는 어이없어 하는 표정의 츄야에게 다가갔다. 그의 턱을 한 손으로 받쳤다. 입술이 맞닿았다. 벌린 입으로 단 술이 넘어왔다. 


 "만족하셨는지요?"

 "...하하. 당돌한 짓을 하잖아. 너."


 츄야는 당황한 듯 술을 넘기고는 다자이를 바라보더니 당황한 표정을 싹 지우고는 이내 웃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그의 손목을 잡고는 


 옆에 있던 이불에 거칠게 눕혔다.


 "누가 그런 당돌한 짓을 해도 좋다고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옥색의 오비를 잡아당기자 스르륵 흘러내려 옷가지가 벌어졌다. 탄탄한 가슴팍에는 붕대가 둘러져 있었다. 츄야는 품 속에서 단도를 꺼내 붕대를 스윽 그었다. 붕대는 힘없이 투둑 풀려 옆으로 떨어졌다. 


 "아, 흣, 그만...!"


 다른 사내들에게도 이런 식으로 술을 건네줬겠지. 츄야는 어딘가 끓어오르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단 한 잔에 취한 것일까. 글쎼, 워낙 단 술이라 그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스레 화풀이를 했다. 유두를 깨물고는 안을 거칠게 탐했다. 


 "하으, 응, 싫... 으..흣...!"


 다자이는 츄야의 밑에서 자지러지게 울고 있었다. 몸에 붉은 꽃이 피어날 수록 다자이의 하얀 얼굴에는 붉은 홍조가 피어났다. 방의 창문으로는 달빛이 환하게 들어오고 있었다. 촛불의 불이 금방이라도 꺼질 듯 파르르 떨렸다. 다자이도 촛불처럼 몸을 파르르 떨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쾌락에 정신이 꺼질 것 같았다. 끝없이 이어질 듯한 정사는 허여멀건한 액체와 함께, 거친 숨과 함께, 저 달빛과 함께 계속되었다. 


 "하아...다자이."

 "무엇이지요."

 "이 감정이 연정이라는 것이라면 너는 어떡할 거냐."

 

 츄야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아니 어쩌면 알면서도 외면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한낯 유녀에게, 그것도 사내에게. 연정을 느낀다고? 분명 술기운에 취한 것이다. 그럼에도 말은 어쩐지 술술 나와버렸다. 항상 떠오르고, 함께 있는 것이 영원하기만을 바라는 이 감정을 연정이 아닌 다른 말에 비유할 수 있을까. 


 "하나 약속해주시렵니까."

 "무엇이든."


 다자이는 붉은 꽃이 잔뜩 핀 몸을 일으켜 손가락으로 하늘의 달을 가리켰다. 창살 너머로 보이는 달이었다. 


 "저 달이 떠있는 동안에는, 꼭 나를 찾아주시어요."

 

 그 말에 츄야는 푸스스 웃었다. 저 달이 떠있지 않아도 언제든지. 저 달이 멸망한다해도 언제든지. 곁에 있으리라고. 아아, 제대로 취한 모양이다. 


 "그래, 약속하지."


 한 여름 밤의 꿈같은 이 밤은, 결코 지워지지 않았다. 달에게 한 맹세 역시 지워지지 않았다.


***


"다자이."

"흐으, 응, 츄, 츄야...흣, 아아, 좀 더..응, 하읏..!"


 더이상 그들이 있는 곳은 유곽이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나카하라 가의 저택의 별채였다. 달에게 한 맹세는 이루어졌다. 


 "처음으로 나와 본 유곽 밖은 어떠냐."

 "최고라네, 츄야. 정말 신기해. 나는 항상 새장 속에 갇힌 새였는데, 이제야 자유를 찾은 것 같군."

 "자유는 무슨. 넌 내 것이다."


 입술이 맞닿고 혀를 얽었다. 주륵 이어진 가는 은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었다. 은빛의 달은 그 맹세를 언제까지고 잊지 않겠다는 듯,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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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포트 마피아 묘헤르
2017.05.30 21:13

*하츠네 미쿠&메구포이드 구미의 "벌칙게임" 기반입니다.




모리 오가이 x 다자이 오사무

벌칙게임




 "자, 모리씨 차례입니다. 빨리 하시죠."

 "하하, 조용히 해주겠나? 생각중이라네."


 다자이 오사무는 입가에 호선을 그리며 여유롭게 웃었다.  그렇게 미소짓는 법을 배운 것은 제 마주편에 앉아있는 모리 오가이로부터 였다. 모리 오가이는 손을 깍지낀 채 책상 위에 올리고 게임판을 보며 웃고 있었다. 그 가증스런 미소를 다자이 오사무는 혐오하는 한 편, 그대로 배웠다. 


 활주로 따위는 없애주지. 다자이는 씨익 웃으며 게임판을 바라보았다. 게임판 옆에 놓인 와인잔에 담긴 붉은 액체가 당신의 피가 되기를. 망연자실하게 패배한 당신의 표정이 보고 싶은걸. 개마냥 제 앞에서 네 발로 걷는 걸로는 끝내지 않을겁니다. 다자이가 손가락으로 책상을 톡톡 건드리자 그제서야 모리는 손을 움직였다. 모리의 눈이 어둡게 빛났다. 활주로, 이륙하는 걸 보여주지. 그런 잘난척 하는 얼굴을 해도 아직 멀었다네. 


 "자, 다자이군 차례라네. 천천히 들게나."

 "그렇게 재촉하지 말아주시죠. 생각중입니다."


 모리는 와인을 한 모금 입에 담았다. 웃음기와 긴장이 감도는 방의 공기는 나쁘지 않았다. 보스의 자리에 앉았을 때부터 이런 위협은 예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모리 오가이 본인은 그런 위협을 즐기곤 했다. 정말로 즐겁지 않은가. 제가 키워낸 아이로부터 야망에 찬 시선을 받는다는 것은. 그런 유흥거리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걸 만 했다. 여유로운 눈빛으로 다자이의 손 끝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포커페이스는 아직 깨지지 않았구나. 참으로 훌륭하네. 제 교육의 결과였다. 여유로운 웃음과 포커페이스. 과연, 저를 잡아먹을 정도로 성장했을까.


 다자이는 고심 끝에 카드를 들었다. 조금 두꺼울 뿐인 종이로 만들어진 이 카드는 이 방 안에서는 그 무슨 총보다도, 이능력보다도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모든 것을 건 게임은 이미 시작했다. 다자이와 모리 모두 여유롭게 웃고 있었지만 속은 검게 물들고 있었다. 숨을 쉬는 것마저도 허락되지 않을 정도로. 서로의 얼굴에서 포커페이스가 깨지기를. 차갑게 얼어붙어 미소를 지우고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보는 것이 둘의 목표였다. 


 다자이는 질 수 없었다. 제 소중한 친구인 오다 사쿠노스케는 모리에게 있어서는 마음껏 쓰고 버릴 장기말에 지나지 않았다. 모든 것을 쥔 실 끝에 서있는 사람은 이번에야말로 자신이 되어야 한다. 최소한의 복수를 위해. 이번에야말로.  모든 것을 가르쳐준 상대. 키우던 개에게 물려 아파하는 꼴을 보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차단기 내려주지. 어디 한 번 이번에도 빠져나가 보시지. 


 모리에게 게임은 그저 유흥거리일 뿐이었다. 언젠가 저를 물 개를 키우는 것은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 때가 지금이 될 것인가. 아니면 아직은 주인에게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 개로 끝날 것인가. 어느 결말이든 받아들일 수 있었다. 만약 물린다면 그것은 제 교육이 빛을 발한 순간이고, 자신이 이긴다면 즐거운 유흥거리를 또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는 셈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봐줄 생각은 없었다. 모름지기 게임이란 누구나가 필사적으로 해야 재밌지 않겠나? 차단기, 기다려주지. 어디 한 번 멈춰보게나. 장갑을 낀 손이 움직이고 여전히 포커페이스는 깨지지 않았다.


 "끝인가? 다자이군."


 모리는 씨익 웃음을 지으며 바라보았다. 끝이라고? 다자이의 손 끝이 살짝 떨려왔다.


 "마지막에 숫자 카드 외에는 남기면 안 된다네. 알고 있겠지?"


 아아, 포커페이스가 깨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이번에도 실패한 건가. 눈 앞이 캄캄해졌다. 몸이 두둥실 뜨는 기분이었다. 중력에게 거부당하는 기분이었다.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전혀 웃기지 않아. 아직도 모든 것을 쥔 실 끝에 서있는 건 저 사람이었다. 나는 아직도 길러지는 개일 뿐이었는가.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갔다. 눈에는 절망이 서려있었다. 


 "하하, 개처럼 네 발로 기는 걸로는 안 끝난다네."

 모리는 여전히 웃음을 유지한 채 웃음기를 잃어버린 다자이의 목덜미에 메스를 가져다댔다. 이걸로 끝인가. 


 "다시 포트마피아의 간부로 돌아오게나."


 다시 한 번 나를 물러 오라지. 언제든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줄테니. 


 다자이는 이를 악물고 다시 포커페이스를 되찾았다. 


 "알겠습니다, 보스."


 아직 이 야망에 찬 게임은 끝나지 않았다. 한 쪽이 게임을 할 수 없게 되기까지 끝나지 않겠지. 다자이는 주먹을 꽉 쥐었다. 모리는 호시탐탐 제 밑에서 저를 노릴 개를 키우는 것이 제법 맘에 든 듯 큭큭 웃었다. 


 "하지만, 다자이군. 이 모든 것의 끝에 서있는건 나라네."

 "다음엔 이길 겁니다."

 

 그 얽매인 실을 끊어서라도. 모든 것을 쥐어보이겠다고. 다자이는 한 번 더 다짐했다. 


-fin.


벌칙게임 듣다가 너무 모리다자 스러워서 연성해보았습니다.

이건 무엇인가...............

존잘님들이 연성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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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포트 마피아 묘헤르
2017.05.29 00:16

*부스러기 다자이와 츄야, 아쿠타가와가 등장합니다.

*모리와 코요가 부스러기 포트마피아들을 키우는 이야기










*





 회색빛의 하늘이 덮고 있는 밖은 겨울답게 추운 공기가 가득했다. 그것은 요코하마도 마찬가지였다. 요코하마의 밤을 지킨다는 포트마피아, 그리고 그 포트마피아의 보스, 모리 오가이와 간부, 오자키 코요는 오늘따라 분주해보였다. 코요는 여러벌의 기모노를 양손 가득 들고 있었다. 


 "앨리스쨩! 제발!"

 "싫-어! 린타로가 주는건 다 싫어!"

 "너무해!"


 붉은 원피스를 입은 금발의 소녀는 팔짱을 끼고는 토라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은 모리 오가이는 귀여운 토끼가 그려진 기모노를 들고 애걸복걸하고 있었다. 이게 포트마피아의 보스라니, 부하들이 보면 부끄러울 일이었다. 물론 그 장소에 그런걸 신경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다, 다자이씨..!"


 아쿠타가와는 어쩐지 얼굴을 잔뜩 붉히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의 앞에 서있는 다자이 때문이었다. 아쿠타가와는 유난히 다자이를 좋아했으니까. 다자이는 아쿠타가와의 오비를 매어주었다. 오비가 예쁘게 묶이자 다자이는 만족한 듯 웃음을 지었고 아쿠타가와는 내심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츄~야는 혼자 오비 맬 수 있는가~? 아니면 내가 해줄 수 있네만?"


 다자이는 장난스레 웃으며 츄야에게 다가갔다. 


 "에잇!"


 츄야의 허리에 매여있던 오비를 잡아당긴 것도 금세였다. 오비는 스르륵 풀렸고 가슴께가 다 드러나버렸다. 


 "다자이, 네놈!"


 츄야는 급하게 다자이의 손에서 오비를 뺏어서는 이능력을 써서 천장으로 올라가버렸다. 거꾸로 매달려서 오비를 다시 매기 시작했다. 


 "자아, 큐사쿠도 다 입었고..., 츄야. 뭐하는 거니?"

 "누, 누님! 그치만, 다자이 녀석이...!"

 "다자이, 츄야를 괴롭히는건 그만하라고 했잖니."

 

 코요는 황당하다는 듯 천장에 매달린 츄야를 바라보았고 이내 상황을 파악한 듯 했다. 큐사쿠는 오랜만에 입어보는 기모노가 신기한듯 소매를 이리저리 바라보았다. 


 "자, 다 됐나?"

 

 모리 오가이는 잔뜩 심통이 난, 결국은 토끼 기모노를 입은 소녀의 손을 잡은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제법 난잡스럽긴 했어도 모두가 기모노를 곱게 차려입고 있었다. 


 "그럼, 갈까."


 신사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모리 오가이는 뒷머리를 질끈 묶고 방을 나섰다. 


 다 같이 모여 참배를 하고 소원을 빌었다. 


 "츄우야, 자네는 무슨 소원을 빌었나?"

 "네놈한텐 안 알려줄거다."

 "에에, 난 츄야랑 같은 소원을 빌었네만?"

 "하아?! 네놈이 키가 더 커서 뭐 하려고?!"

 "아, 말했다."


 소곤소곤 이야기를 하던 다자이는 씨익 웃었다. 츄야는 그제야 당한 것을 눈치 챈 듯 네녀석!하고 소리쳤고 주위의 시선이 집중되어버리자 뒷머리를 벅벅 긁으며 그저 다자이를 조용히 노려볼 수 밖에 없었다. 


 "대길..."

 "어머, 쿄카야. 좋은 일이 있겠구나. 내일은 탕두부라도 먹으러 가련?"

 

 점괘를 뽑은 쿄카의 손에 들려있는 나무판에는 한자로 대길이 적혀있었다. 코요는 그것을 보고는 쿄카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탕두부는 쿄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었다. 


 "소원, 이뤄졌어."


 코요의 말에 쿄카는 예쁜 미소를 지었다. 


 "앨리스쨩~, 무슨 소원 빌었어? 점괘는? 뭐 먹고 싶은 건 없어?"

 "린타로가 원하는 건 아닐걸!"


 모리는 여전히 앨리스라고 불린 소녀에게 여러가지를 물어보며 어쩔 줄 몰라 했고 소녀는 그런 모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니 알면서 일부러 더 그러는 것처럼 고개를 홱 돌렸다. 


 "앗..!"


 돌아가는 길에는 일전에 내린 눈이 얼었는지 빙판이 있었다. 다자이와 츄야는 서로 투닥투닥, 아마도 아까의 일을 가지고 아직도 다투고 있었는데 츄야가 툭 치자마자 다자이는 빙판에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어버렸다.


 "다자이씨!!!!"


 아쿠타가와는 그에 놀라 다자이를 향해 달려갔고, 역시나 빙판을 밟고는 뒤로 미끄덩 넘어져버렸다.


 "정말, 바보들. 큐사쿠, 우리는 저러지 말자?"


 앨리스는 그런 둘을 보며 한숨을 푹 내쉬고는 제 옆에서 걷고 있던 큐사쿠에게 말했다. 큐사쿠는 킥킥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앨리스쨩도 위험하니 내가 안고 가야겠네!"

 "싫-어!!"


 모리는 다자이와 아쿠타가와는 눈에 들지도 않은 채 앨리스만이 걱정되었는지 앨리스를 향해 손을 내밀었고 앨리스는 홱 그 손을 쳐냈다. 


 "눈."


 쿄카는 하늘을 올려다보았고 그녀의 말 한 마디에 모두의 시선이 하늘을 향했다. 때마침, 어둑어둑해진 하늘에서는 그와 대비되는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송이송이 내리는 눈은 참으로 아름다웠다. 츄야는 곧 눈을 뭉쳐 다자이를 향해 던졌고 다자이 역시 지지 않았다. 아쿠타가와는 다자이의 옆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다자이가 눈에 맞을 때마다 다자이씨!를 연발 외칠 뿐이었다. 쿄카는 토끼 모양의 눈사람을 만들었고, 큐사쿠는 그 옆에 제 인형을 닮은 눈사람을 만들었다. 


 "린타로! 눈이다!"


 앨리스는 이제야 성이 풀리고 신이 난 듯 눈을 뽀득뽀득 밟으며 이리저리 뛰어다녔고 모리는 그런 앨리스가 걱정되는지 뒤를 졸졸 쫓아다니고 있었다. 


 "즐거운 한때로구나."


 코요는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생긋 웃었다. 분홍빛의 겉기모노에 하얀 눈이 사르르 덮여 녹아갔다. 이런 평화로운 나날이 올해에도 계속 되기를. 그리고 저 아이들이 어둠에 빠지지 않기를.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코요는 내심 소원을 되새겼다. 설령 어둠에 빠지더라도 저 눈에 기뻐하는 하얀 아이들이 되었으면, 하고.


-fin.


포트마피아가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같이 썰 풀어준 라오쨘에게 이 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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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포트 마피아 묘헤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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